화성 연쇄살인사건 이후 33년,
여성들은 그동안 얼마나 안전해졌을까?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다


2019년 9월 18일 대한민국 최대 미제 사건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던 56세의 무기수 이춘재(56)가 범행을 자백했다. 최신 DNA 분석기법을 통해 당시 10차례의 사건 가운데 4개의 사건 증거물에서 나온 DNA와 이 씨의 DNA가 99.9% 동일 것으로 드러난 상황. 베테랑 프로파일러가 투입되고 최면 기법까지 동원한 끝에 나온 자백이었다. 무려 33년 동안 미제로 남았던 희대의 사건이 일단락되는 순간이었다.

경찰은 이 씨가 9건의 화성 사건 외에도 5건의 추가 살인, 30여 건의 성범죄까지 모두 자백했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이 씨의 자백을 바탕으로 당시 수사 기록을 살피며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있다.

"빨간 옷 입고 다니지 마라"


어린 여학생에서부터 70대 노인까지...그 시절 여성들은 '범인이 빨간 옷을 입은 여성을 노린다'는 소문을 듣고는 아이들에게도 빨간 옷을 입히지 않고 밤중이나 비오는 날에는 바깥에 못 나가게 하는 등 극도의 불안에 떨어야 했다. 말 그대로 매일 밤이 '공포' 였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30년 가까이 해결이 되지 않아 국민적 관심이 무척 컸다.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 주연의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로 제작돼 흥행하기도 했다.동원된 경찰 연인원만 205만여명으로 단일사건 가운데 최다였다. 수사대상자 2만1,280명과 지문대조 4만 116명 등 각종 수사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30년이 지난 뒤 우리나라는...?


세상을 뒤흔들었던 화성 연쇄살인사건 이후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여성들은 얼마나 안전해졌을까.

경찰은 지난 8월 “올해 상반기 여성이 체감하는 안전 수준이 역대 최고”라고 자평한 바 있다. 서울경제신문은 대검찰청, 경찰청, 여성가족부 등 곳곳에 흩어져 있는 여성 범죄 관련 주요 통계 데이터를 모아봤다. 실제 통계는 과연 어떤 답변을 내놓을까?

# 경찰청 "2019년, 범죄 체감안전도 역대 최고 수준"

경찰청은 범죄 및 교통사고 안전, 법질서 준수 등을 평가하는 체감 안전도 평가를 2011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8월 보도자료를 내고 ‘범죄’ 분야 체감 안전도에서 처음으로 80점을 넘겼다면서 여성이 느끼는 체감도도 78.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 정부 출범과 함께 경찰인력 2만명 증원을 국정과제로 삼아 지금까지 8천여 명을 채용, 민생치안 기능에 집중 배치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특히 성별 간 체감 안전도 격차에 있어서도 통상 4~7점에서 3.9점으로 다소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 전체 강력범죄는 줄었지만 여성 피해자 비율은 되려 증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 통계'에는 살인·강도·폭행·성폭력 등 강력범죄 피해자의 사망 여부에 대한 통계가 있다. 이에 따르면 남녀 범죄피해자는 1990년대 말 56만 명에서 2017년 23만 명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여성 피해자(상해) 역시 같은 기간 18만명에서 8만4,000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여성 피해자를 비율로 따지면 31.3%에서 36.4%로 되려 늘었다. 사망자 역시 0.56%에서 0.59%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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