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흑당·마라 가게 어디있을까?

한 집 건너 한 집...요즘 뜨는 '맛' 지도로 살펴보니

‘점심에는 얼큰한 마라탕 한 그릇. 다 먹으면 옆 가게 들러 흑당으로 달달한 마무리’
흑당과 마라 열풍이 한창이다. “한 집 건너 한 집 보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
새로운 프랜차이즈가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는 요즘,  우리 동네엔 어느 집이 있는지,
올해는 어떤 집이 오픈했는지 서울경제 인터랙티브 기사로 한 눈에 읽어보자.

당신도 흑마(흑당+마라)족 입니까?

2019년 트렌드로 식품업계가 ‘흑당’, ‘마라’를 꼽을 만큼 전국에 ‘흑마’ 열풍이 거셉니다.
흑당은 전문 프랜차이즈가 하루가 다르게 생겨나는가 하면  기존 커피전문점까지 비슷한 메뉴를 경쟁적으로 쏟아내며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죠.
마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아는 마라탕 외에도 ‘마라소스’, ‘마라쌀국수’, ‘마라육개장’ 등
다양한 요리들이 줄지어 출시되며 외식업계 곳곳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당신도 흑마족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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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당의 원료는 ‘사탕수수즙’으로 만든 비정제당으로
검은 빛깔이 날 때까지 끓이고 식혀서 만든다고 전해집니다.
검정에 가까운 색이기 때문에 ‘블랙 슈거’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단맛이 진하고, 진한 색의 시럽이 퍼지는 모양이 이색적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SNS에 인증샷 주인공으로 올라오곤 합니다.
인스타에서 ‘흑당’을 검색했을 때 관련 해시태그만도 13만 건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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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흑당민족'


흑당 버블티는 2017년 대만에서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는 대만을 다녀온 여행객들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가게 됐습니다. 지난해 12월 국내 문을 연 흑당 프랜차이즈 ‘흑화당’은 지난 6월, 반년 만에 전국 매장을 34곳으로 늘렸고 지난 8월 72곳으로 확장했습니다. 지난 3월 첫 매장을 연 대만 버블티 브랜드 ‘타이거슈가’도 8월에는 23개로 늘어났습니다. 그 외에도 더 앨리, 쩐주단 등 프랜차이즈가 잇따라 국내 상륙하고 있으며 기존 프렌차이즈인 홍루이젠, 공차, 이디야, 파리바게트 등도 신제품을 출시하며 흑당 열풍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흑당은 이제 샌드위치, 과자, 아이스크림, 빵, 빙수, 치킨, 닭강정, 미숫가루, 타르트, 우유, 롤케이크, 파르페, 시럽, 와플 등 전 분야에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적당히를 모르는 한국인들.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것 같다"
"요즘 길거리를 걷다보면 흑당 가게들이  어느 지역이
더 많은지 대결하는 것 같다"
"조만간 흑당탕이 나올지도 몰라요"
-커뮤니티 반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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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흑당 밀크티 브랜드 '흑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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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프리미엄 밀크티 '타이거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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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원조 버블 밀크티 '쩐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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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이젠' 흑당 버블티 신규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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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밀크티 브랜드 '더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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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차 '브라운슈가 밀크티'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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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야 '블랙슈가' 라떼 신규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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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과자 등 흑당 관련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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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올라온 '흑당' 게시물들

얼얼한 맛에 먹는다...매콤하고 '핫'한 마라탕의 인기

흑당 못지않은 뜨거운 바람이 또 있습니다. ‘혈중 마라 농도’, ‘마라민족’, ‘마세권(마라 음식이 많은 지역)’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거센 마라열풍입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신규로 생긴 마라탕 전문점 가게 수가 2017년 74개, 2018년 144개, 2019년 283개로 매년 두 배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SNS 인스타로 ‘마라’를 검색하면 관련 태그만 47만 건에 달할 정도입니다.

마라는 매운 음식으로 유명한 중국의 사천 지방의 향신료를 뜻합니다. ‘얼얼하다’는 의미의 ‘마(ma)’와 ‘맵다’의 ‘라(la)’를 합쳐 ‘혀가 얼얼하게 마비될 정도의 매운 맛’을 의미합니다. 마라탕은 중국의 샤부샤부인 훠궈와 비슷하지만 직접 해 먹지 않고 한 그릇 요리로 나온다는 점이 차이입니다. 마라는 ‘라화쿵부’, ‘피슈마라홍탕’, ‘라공방’, ‘신룽푸 마라탕’ 등 프랜차이즈가 잘 알려져있지만, 개인이 직접 마라 맛을 내 식당을 개업하는 전문점 형태가 많습니다.

<2017년1월은 '01', 2019년8월은 '32'로 '01'부터 '32'까지 월별 나열>

‘마라탕’, ‘마라샹궈’, ‘탕화쿵푸’ 등 음식을 넘은 변종(?) 마라도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꼬치소시지 마라맛, 퀴즈노스의 마라맛 샌드위치, KFC 마라맛 치킨, 죠스떡볶이 마라맛, 나쵸 도리토스 마라맛, 오징어땅콩 마라맛, 굽네치킨 마라 볼케이노, 마라탕면, 포기하지마라탕면, 마라볶음면, 마라닭강정, 마라핫치킨 도시락, 마라 볶음 삼각김밥, 마라새우, 마라족발, 마라만두 등 기존 식품에서도 마라맛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아래 네모 버튼을 누르면서 비교해보세요>

전국 '흑당·마라·대만 카스테라' 지도

당 함유량, 위생…
드러나는 문제들

하지만 높아진 인기만큼 최근 건강, 위생 등이 덩달아 조명되며 소비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는데요. 흑당 음료의 당분 함유량은 한 잔당 30~50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섭취 권장량 50g에 육박합니다. 당류 섭취율이 높을 경우 당뇨병, 고혈압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커집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흑당의 인기가 길어야 ‘겨울’이라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마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라탕, 마라샹궈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과 원료공급 업체 63곳에 대해 위생점검을 벌여 위반업소 37곳을 적발했습니다. 일부 영업점은 영업 등록, 신고도 하지 않았고 수입 신고를 하지 않은 원료를 사용한 음식점도 있었습니다. 

"방송 프로그램 때문에 하루아침에 그냥 망했어요."
-영화 '기생충' 대사 中

“지금 생각해보면 참 웃기다. 방송국 놈들 왈 ‘건강에 안좋은 식용유와
설탕을 가득 넣었다’고 말한 것에 홀랑 다 넘어갔다.  사실 카스테라 자체가
설탕반 기름반이고 건강에 좋다고 할 수는 없는 음식.
헛웃음이 나온다” -커뮤니티 이용자

“1억1000만원을 투자해서 9000만원 정도가 아직 빚으로 남아있다”
-과거 점포 운영자

“국내 창업 시장은 시작한 지 1년 안에 80%가 폐업하고 있다”
-한국자영업협회장

흑당과 마라에 대한 우려는 과거 대만 카스테라를 떠올리게 합니다. 2016년 대만 단수이의 대왕 카스테라가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이를 표방한 대왕 카스테라 프랜차이즈들이 우후죽순 생겼습니다. 하지만 한 방송사의 제품 품질 문제 지적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246개 매장은 결국 31개로 급감했습니다. 유행이 식으면 폐점하고 또 새로운 사업을 찾아야 하는 프렌차이즈 업계의 악순환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죠.

‘무허가' 영업 등 관련법 위반한 업체들 다수
원료, 상표 등이 불확실해도 창업에 뛰어들 수 있어

인기에 영합하려는 허술한 업체도 많습니다. 영업신고도 하지 않고 ‘훠궈 조미료’를 만들어 마라탕 프랜차이즈에 납품한 업체, 식품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원료로 소스를 만든 업체도 있습니다. 일부 마라탕 프랜차이즈는 “요리를 몰라도 일주일 정도 교육받으면 운영할 수 있다”고 공지하며 창업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흑당 브랜드 흑화당은 “최근 허가받지 않은 비공식 점포나 웹사이트를 통해 대리상 등을 오도하고 속이는 경우들이 있습니다”라며 창업에 주의해줄 것을 홈페이지에 공지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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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면 잘 될 것'이란 자세는 금물"

‘장기적’ 업종이 아닌 유행 점포들은 본인이 투입한 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돈을 잃게 되는 일이 흔히 발생합니다.
상품의 품질 문제도 있지만 고객의 트렌드 자체가 너무 빨리 변해 지속성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아이템 자체만 믿고 창업하기 보다는 지속성에 대해 반드시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공급하고 점주는 포장을 뜯어서 팔아도 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술이 없어도 손쉬운 창업이 가능하다”라며 “올해부터 마라 열기가 더욱 본격화되고 있어서 현재 업계에서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