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표의 말대로 전자출판시장은 이제 막 커가는 단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웹툰 시장은 올해 매출액 1조원 규모를 넘어섰고, 웹소설 시장은 2013년 100억원 수준에서 2018년 4,000억원으로 폭발적 성장을 이뤘다. 5년 만에 약 40배 규모로 급성장한 셈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 같은 성장세를 두고 장르문학을 중심으로 한 전자출판 콘텐츠가 출판 산업 전반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했다. 웹소설·웹툰을 기반으로 한 전자출판시장은 급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지는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전자출판물 시장의 성장은 비단 출판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에서 나아가 한국의 콘텐츠 IP(지적재산권)산업도 이끌고 있다. KT 경영경제연구소 등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해외 웹툰·웹소설 거래 규모가 올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웹툰 자체가 해외로 수출되는 것은 물론, 웹소설이 웹툰화를 거쳐 해외에 수출되기도 한다. 웹툰의 영화화·드라마화 사례는 일일이 세기 힘들 정도이다. 최근에는 누적 조회 수 2,600만 뷰를 돌파한 인기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이 영화 ‘신과 함께’를 제작한 영화사 리얼라이즈픽쳐스와 장편 영화 5편 제작에 대한 판권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한국 전자출판물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로 가장 우선 꼽히는 것은 ‘저비용’이다. 웹툰이나 웹소설은 큰 제작비용 없이 펜과 작가의 상상력만 있다면 어떠한 스토리든 생산해낼 수 있다. 거기에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 되면서 누구나 쉽게, 무료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을 끌어모았다. 낮은 진입 장벽이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를 끌어모아 선순환을 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도서정가제가 확대 적용될 경우 이 같은 선순환의 고리는 끊어지게 마련이다. 도서정가제 확대 적용에 대한 논의가 전자출판업계에 대한 충분한 고려 후에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